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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산업에 대한 접근방식, 문제 있다.컨텐츠 산업에 대한 접근방식, 문제 있다.

Posted at 2010/03/05 22:19 | Posted in <에세이>/에세이


아이폰의 한국 상륙으로 그 동안 침체되고 소외되어 왔던 컨텐츠 산업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고 한다. 한국의 IT경쟁력 지수가 3위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16위까지 하락한 것은, 현 정부의 IT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정책의 결과가 아니라 그 동안 우리의 IT정책이 너무 삽질에만 치중되어 왔다는 반증이 될 수 있으며, 지금 현 시점에 들어 소프트웨어와 컨텐츠, 더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하드웨어 중심적인 한국 IT의 거품이 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인지, 정부와 각 기업에선 컨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방안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현재 논의되고 도출되는 컨텐츠 산업에 대한 결론들은 대단히 삽질적 사고 방식에서 일보도 전진하고 있지 못하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르기 위해 각 학기 별 시험에서 논술형과 서술형 시험 유형을 의무화 한다는 내용의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과연 논술과 서술 즉, 글쓰기 행위가 학생의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컨텐츠의 중요성의 부각 때문인지, 대학가에서는 컨턴츠 학과라는 것이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학과에서 4년간 가르치는 내용은 컨텐츠란 중요한 것이다. 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이다.

태초의 인류가 접한 가장 원초적인 과학 학문의 시작이 바로 천문학이었다. 수학과 물리학 또한 천문학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으며, 가장 쉽게 접해 볼 수 있는 과학적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천문학에 대한 접근 기회에 대해, 현재 일본에는 공립과 사립을 합쳐 시민천문대의 수가 300여 개에 이르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시민 천문대의 수는 두 손으로 충분히 세어 볼 수 있다.

일본의 시민 천문대의 수를 언급한 것은 컨텐츠란, 컨텐츠라는 것을 단순히 가르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어릴 적 보던 은하철도 999 가 책상 앞에 앉아 행성주기와 별자리를 외우고 있는 우리의 상황 속에서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라고는 결코 생각되진 않는다. 다른 예를 좀더 들어보자, 일본의 이케가미 에이치는 문학상을 받기 위한 소설을 그만 쓰겠다고 선언한 뒤 그가 줄 곧 생각해 왔던 세계를 소설속에 담아냈다. 그 소설이 샹그리라(シャングリラ)이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판타지적 요소에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데스노트는 또 어떠한가.

이들은 결코, 단순히 논술시험을 많이 치르고 컨텐츠의 중요성을 4년간 강조 받음으로써 탄생되었다고 볼 수 없다.

에반게리온과 공각기동대 그리고 매트릭스와 아바타만 살펴 보더라도, 이들 작품이 말하고자 함을 정확히 이해 하고자 한다면, 철학과 사회문제, 경제학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아주 당연한 말이겠지만, 컨텐츠 산업의 육성에 있어 가장 우선 행해져야 할 부분이 이와 같은 교육 부분과 사회적 인프라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지, 단순히 이 분야에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릴 적 은하철도 999와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자란 아이가 책에 나오는 행성들과 별자리들을 억지로 외운 아이들보다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명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와 컨텐츠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면서도, 한국은 이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아이폰에 열광하고 있을 때, 한국은 하드웨어 성능만을 앞세워 이를 잠재우려 하였으며, 우리가 아바타에 열광하고 있을 때 영화의 CG작업에 참여한 기술자들을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급급했다.

제조업은 이미 하청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되었다. 이미 실리콘벨리에선 소프트웨어 개발조차 스스로 하지 않고 한국과 인도, 중국 등에 하청을 맞기는 하청사업으로 전락한지도 오래되었다. 그들은 단지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만을 연구 할 뿐이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한국에선 여전히 이들 하청업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의 확대로 눈에 보이는 단기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 역시 이들 하청업들이다. 특히나 자신의 임기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원한다면 많은 수의 지원금은 어쩌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면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지원금에 대한 지원은 전체 업계에 고루 배분되지 않는다. 구실 좋은 말로 선택과 집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으나, 실정은 소위 될만한 업체 몇 개를 찍어 임기 내에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도이다. 때문에 업계간 자본의 불균형이 발생하는데, 서로 경쟁해야 할 시장과 그 시장의 규모는 제한적임에도 시작과 동시에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장기적으로 피라미드형 산업 구조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피라미드 산업 구조의 붕괴는 곧, 다양성과 창의성의 붕괴를 초래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를 우리는 다른 컨텐츠 시장을 통해 학습한 바 있다. 바로 드라마분야 이다.

한국의 드라마는 겨울연가로 촉발되어 한류라는 트렌드를 불러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러자 정부와 기업들은 앞다투어 이른바 한류스타로 대표되는 인기스타들을 앞세운 자본에 의해 탄생된 드라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게 되었다. 그 결과, 미드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내용과 주제로 한 드라마의 다양성은 붕괴되고, 뻔한 내용과 막장드라마들의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한류는 과거의 영광으로 기억되었다.

한 때 한국은 mp3 플레이어의 종주국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의 세계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mp3 플레이서 6개 중 5개가 아이리버 제품일 정도이니 그 영향력은 상당 했었음은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현재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은 아이팟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아이팟은 음질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어떻게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아아팟을 단지 성능 때문에 구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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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공계 죽이기 // melotopia 2010/03/08 13:50 [Delete]
  1. 안드로메다 좋아합니다. ^^
  2. jam
    정말 우연히 들렀는데 글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이러면 안 되는데^^) 참고로 저는 독일에서 공부 중인데 인터넷의 발달로 세상 참 좋아졌죠, 이렇게 흐뭇한 글도 읽게 되네요. 님을 흥분시키는 그런 종류의 주제들에 대해 이곳 사람들은 무슨 가십거리처럼 즐기며 토론합니다. (일반화시키려는 의도도 없고 남의 나라 대비 우리나라 욕하려는 의도도 절대절대 없음을 강조하며) 그런데 얼마전 잠깐 들어갔던 한국에서의 경험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요. 아직까지 그렇게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 왜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문제보다는 예컨대 아이돌들에 목을 매는 걸까 의아했습니다 :-( 컨텐츠의 부재가 염려스러운 데에는 기초과학이 죽는 현실 못지않게 인문학이 위기인 것도 크겠지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철학적 전통이 뿌리깊은 독일에서조차 인문학이 자연과학에 비해 엄청나게 푸대접을 받는, 한국과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는 점입니다(이걸 위안이라고 해도 될지...) 앞으로도 솔직담백하고 날카로운 지적 기대할께요.
  3. 비밀댓글입니다
  4. 샹그리라 에니메이션으로 봤었는데 재밌더군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공감합니다. ^^:
  5.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하드웨어 쪽에만 힘을 기울이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디 워'와 '클로버필드'를 봤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네요. 같은 괴물을 그린 CG라도 콘텐츠에 따라 영화가 어떻게 차이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었죠. 당시에도 우리나라에서는 CG의 기술력에만 자찬을 하고 있었으니...
    • 2010/03/07 22:50 [Edit/Del]
      과학은 없고 항상 기술에만 집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왜 노벨사이 나오지 않는가 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고있는게 현실이라고 볼 수 있죠...
      노벨상은 대체로 그 이론이 무엇인지도, 어떻게 쓰일 수 있을 지도 모르는 그런 순수기초과학분야에서 최근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 의미를 한국에선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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